◆獨笑 (홀로 웃다) - 茶山 丁若鏞 -

 

 

有粟無人食 유속무인식 /양식 많은 집은 자식이 귀하고

 

 

男必患飢 다남필환기 /아들 많은 집엔 굶주림이 있으며,

 

達官必槍愚 달관필창우/ 높은 벼슬아치는 꼭 멍청하고

 

 

者無所施 재자무소시/재주 있는 인재는 재주 펼 길 없다

 

 

家室少完福 가실소완복 / 완전한 복을 갖춘 집 드물고,

 

 

道常陵遲지도상릉지/지극한 도는 늘상 쇠퇴하기 마련이

 

며,

 

翁嗇子每蕩 옹색자매탕 / 아비가 절약하면 아들은 방탕

 

하고,

 

婦慧郞必癡 부혜랑필치 / 아내가 지혜로우면 남편은

 

바보이다.

 

月滿頻値雲 월만빈치운 / 보름달 뜨면 구름 자주

 

끼고

 

花開風誤之 화개풍오지 / 꽃이 활짝 피면 바람이 불어

 

대지.

 

物物盡如此 물물진여차 / 세상일이란 모두 이런 거

 

야.

 

獨笑無人知 독소무인지 / 나 홀로 웃는 까닭 아는 이 없

 

을걸.

 

 

 

 

 

 

☆ 세상에 영원한 집은 없다 ☆

 

- 茶山 丁若鏞 -

 

열흘을 살다가 버리는 집이 누에고치고,

 

여섯 달을 살다가 버리는 집이 제비집이며,

 

한 해를 살다가 버리는 집이 까치집이다.

 

그 집을 지을 때에 누에는 창자에서 실을 뽑아내고

 

제비는 침을 뱉어 진흙을 반죽하며,

 

까치는 열심히 풀이나 지푸라기를 물어 나르느라

 

입이 헐고 꼬리가 빠져도 지칠 줄을 모른다.

 

사람들은 흔히

 

이 같은 그들의 지혜를 어리석다고 생각하고

 

그들의 삶을 안타깝게 여기기 마련이다.

 

그러나 붉은 정자와 푸른 누각도

 

잠깐 사이에 먼지가 끼어버리는 것이니,

 

우리 인간들의 집 짓는 일도

 

이런 하찮은 짐승들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.

 

 

옮김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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